스크린골프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

한국과 일본의 스크린 골프 문화 차이를 살펴보다

스크린 골프는 이제 한국에서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도심 한복판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고, 친구들과의 모임이나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를 끌고 있죠. 하지만,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아직 그 열기가 크지 않습니다. 왜일까요?

1. 기본적인 인식의 차이: 골프는 ‘엘리트 스포츠’

일본에서는 아직도 골프가 ‘고급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직장 상사와의 라운딩, 비즈니스 접대의 연장선 같은 이미지가 있어서 일반 대중이 캐주얼하게 즐기기에는 심리적 장벽이 존재하죠.
반면 한국에서는 이미 골프가 대중 스포츠로 빠르게 자리 잡았고, MZ세대까지 그 열풍이 번졌습니다.

2. 도시 구조와 인프라의 차이

한국은 인구 밀집도가 높고 도시 생활 중심이라 실내 스포츠가 자연스럽게 발전했습니다. 특히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는 스크린 골프 매장이 편의점 수준으로 많죠.
일본도 도시화는 높지만, 공간 활용 방식이 달라 스크린 골프장을 쉽게 찾기 어렵고, 인테리어 비용 대비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아 보급률이 낮습니다.

3. IT 기술과 게임화에 대한 수용도

한국은 IT 기술을 스포츠에 접목시키는 데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골프존 같은 시스템은 실제 골프 못지않은 리얼리티를 제공하며, 재미 요소도 잘 결합되어 있죠.
반면 일본은 전통적인 스포츠의 ‘형식’이나 ‘정통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어, 디지털 기반 스포츠에 대한 보수적인 시선이 아직 존재합니다.

4. 골프 인구 구성의 차이

한국은 젊은 골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특히 여성 골퍼의 비율도 늘고 있습니다. 이들이 스크린 골프 문화를 주도하고 있죠.
반면 일본은 여전히 중장년층 남성 중심의 골프 인구가 많아, 실내보다는 전통적인 필드 골프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5. 가격과 시간 효율성에 대한 인식

스크린 골프는 비교적 저렴하고 짧은 시간 안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국은 ‘가성비’와 ‘타임 킬링’ 문화가 잘 어울려 빠르게 확산됐습니다.
일본은 여전히 ‘하루 종일 시간을 내서 라운딩을 즐기는’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어서 스크린 골프가 이 틈새를 뚫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6. "필드 골프가 생각보다 싸다?" – 일본의 평일 골프 요금 구조

한국에서는 필드 골프가 비교적 고가의 스포츠로 인식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적고 접근성이 높은 스크린 골프가 대안으로 부상했습니다.
하지만 일본은 조금 다릅니다.

일본의 지방이나 교외 지역에는 골프장이 널리 퍼져 있고, 특히 평일 요금이 매우 저렴한 곳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평일 오전 라운딩의 경우 5,000엔 수준에 식사 포함인 경우도 흔하죠.
이 정도 가격이면 “스크린 치느니 진짜 필드 가자”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일본은 교외로 나가는 것이 익숙한 문화고, 대중교통이나 자가용을 활용한 이동도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굳이 도심에서 스크린을 찾을 이유가 약해지는 거죠.

 

스크린 골프는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와 인식의 차이가 만든 결과물입니다. 한국이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 속에서 새로운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냈다면, 일본은 전통을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보다 느린 속도로 변화를 겪고 있는 셈이죠.
하지만 향후 일본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